자, 지금 도착하신 곳은 흥례문입니다. 흥례문 앞에서는 궁을 지키는 수문장들이 임무를 교대하는 의식을 했지요. 야간에는 상대방을 확인하기 위해 암호를 주고 받았는데, 임금이 친히 암호를 정합니다. 암호는 매일 바뀌었지요. 지금도 경복궁이 열리는 시간 매 정시 수문장 교대식을 볼 수 있으니 놓치지 마세요. 흥례문에는 가슴 아픈 사연도 있습니다. 일본이 조선을 지배했을 때 흥례문을 없애버리고 이 자리에 조선총독부 건물을 세웠지요. 광복이 되고 나서도 조선총독부 건물은 그대로 이 자리에 있었고 정부청사로도, 박물관으로도 사용되었습니다. 1995년, 마침내 우리 정부는 조선총독부 건물을 허물고 흥례문을 복원하였습니다. 이 문에는 민족적 자존심을 되찾으려는 우리 국민의 의지가 담겨 있습니다.
상세정보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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흥례문 현판
경복궁의 공식적인 정문은 광화문입니다. 그런데 사실 진짜 정문은 이곳 흥례문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. 광화문은 다양한 사람들이 비교적 쉽게 들어올 수 있었지만 흥례문에서는 반드시 호패, 즉 조선시대의 신분증을 보이고야 들어갈 수 있었으니까요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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흥례문 답도
답도는 전각으로 이어지는 어도의 계단에 비스듬한 돌 판입니다. 덕수궁을 제외한 나머지 4곳의 궁궐(경복궁, 창덕궁, 창경궁, 경희궁)의 답도에는 봉황이 각각 조각되어 있습니다. 봉황은 임금이 통치를 잘 하여 태평세월이 되면 이 세상에 나타난다는 상상의 새입니다. 즉, 임금이 이동하는 길마다 봉황을 새긴 답도를 놓은 이유는 당대에 봉황이 나타나는 태평성대를 이루어 보라는 의미를 담은 것입니다.